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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영화

500일의 썸머 - 결국 운명이다

by Georzi 2016. 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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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일의 썸머

가슴이 답답하고 울적할 때 항상 찾는 영화 500일의 썸머. 나를 조셉고든레빗의 광팬으로 만든 영화이기도 하고 주이디샤넬이라는 배우를 알게해준 영화이기도 하다. 또 야무진 클레이 모레츠까지. 구성이 굉장히 독특하다. 현재와 과거를 넘나들며 주인공 톰이 썸머라는 여자로 인해 겪는 희노애락을 표현한다. 500일의 썸머를 좋아하는 모든 남자들이 그렇겠지만, 이 영화를 찾을 때의 이유는 딱 한 가지 이다. 시련을 당해서 결코 헤어나오지 못할 때. 이 영화의 감상평으로 가장 유명한 네 음절 '썸머 x년'이라는 말에 격하게 박수를 치고 고개를 끄덕이지만 곰곰히 생각해본다면 그건 남성들 자신의 피해의식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운명적인 사랑을 믿는 남자


 

500일의 썸머

 

톰은 운명적인 사랑을 믿는 남자이다. 첫 눈에 반한 썸머에게 은근한 구애를 계속한다. 사소한 질투에서도 그의 마음을 언제나 썸머를 향해있다. 반면 썸머는 너무나 자유분방한 여자이다. 언제나 밝아보이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운명적인 사랑따위는 믿지 않는 어두운 면도 존재한다. 톰과 썸머가 사랑을 하기 시작한 이후 톰은 운명이라면 그런 어두운면은 충분히 극복할 것이라고 믿는다. 언제나 행복하고 자신이 세상의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을 느낀다. 하지만 썸머의 변해버린 태도에 느끼는 불안감, 애매모호한 이별선언에 한 순간 천국을 걷던 톰은 지옥불로 떨어지는 듯한 기분을 느끼며 처참하게 변해간다. 마음을 다잡고 새로운 시작을 준비할 때쯤 만난 썸머와 다시 희망을 갖는 톰. 다시 좌절하는 톰과 새시작을 준비하는 톰. 그리고 듣게 되는 썸머의 결혼소식. 운명을 결코 믿지 않았던 그녀가 운명을 믿게 되었다는 말과 함께. 톰은 착잡한 마음을 감추지 못한다. 그리고 만나는 Autumn.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듯 그에게 다시 운명같은 사랑이 찾아온 것이다.

 

 

 

 

 

운명적 사랑을 믿지 않았던 여자


 

500일의 썸머

 

썸머의 입장으로 영화를 다시 돌려본다. 그러면 결코 썸머가 톰을 가지고 논 것이라는 이야기는 함부로 하지 못할 것이다. 썸머는 애초에 톰을 만나기 시작한 뒤로 깊은 사랑은 하고 싶지 않다고 이야기한다. 이미 운명적인 사랑이라고 믿은 톰은 그 이야기를 대수롭지 않게 넘겨버린다. 또 썸머가 링고스타를 좋아하는 걸 결코 이해하지 못하며, 톰은 자신의 좋아하는 곳, 자신이 하고싶은 것 만을 하려한다. 결국 썸머의 말을 믿지 않은 것이다. 남자와 여자가 헤어지는 이유는 딱 한가지 이다. 둘 중 하나, 혹은 둘 다 서로에 대한 마음이 식어버렸기 때문이다. 그렇게 보편적인 이유로 헤어진 둘 사이에 우리가 막연히 썸머만 힐난 할 수 있을 것인가? 물론 500일의 썸머는 이성적으로 볼 수 있는 영화는 아니다. 이 글을 쓰는 나조차도 영화를 볼 때마다 '썸머 x년'을 외치니까. 썸머가 톰에게 결혼소식을 전하고 한 말이 있다. '그 와의 첫 만남은 카페에서 책을 보고 있는데 어떤 책을 읽고 있는지 물어봐주는 것으로 시작됐다고' 톰과 썸머의 첫 이야기 순간을 되짚어보면 스미스를 듣고 있는 톰에게 먼저 썸머가 말을 건다. '오! 저도 이 노래를 좋아해요' 결국 운명은 이렇게 시작되는 것이고, 운명을 생각하는 서로의 입장은 달랐던 것이다. 정말 그 것 뿐이다.

 

 

 

 

 

운명은 분명 존재한다


500일의 썸머

 

그리고 썸머는 운명을 믿지 않았던 자신이 틀렸고, 운명을 믿은 톰의 말이 맞았다고 인정한다. 자신이 카페에서 남자가 책에 대해 물어봐주는 순간부터 운명임을 직감했으니까. Autumn을 만난 톰은 더 성숙해졌을까? 세상의 모든 톰들이 성숙해진다면, 과연 500일의 썸머는 많은 실연남들이 찾는 영화로 남지 못하지 않을까? 이런 상상을 해보니 참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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